갤러리수정 5주년 기념 특별기획 - Niall Ruddy(나일 러디) 사진전

갤러리수정 5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전시제목 He made a Fortress from his House
초대작가 Niall Ruddy (나일 러디)  

전시기간 : 2022513- 531

오픈초대 : 2022년 5월 14일 오후4~6시 (출판기념 작가 사인회)

전시장소 : 갤러리수정 www.gallerysujeong.com

주 소 :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공원남로 28. 수정아파트4408

전시문의 : 051-464-6333



이번 전시는 북아일랜드 출신의 Niall Ruddy(나일 러디)가 한국 생활에서 느낀 감정의 작업이다. 그는 북아일랜드 분쟁이 벌어지던 시기에 성장하였으며 지난 10년간을 한국에서 보냈다. 이번 작업 'He made a Fortress from his House'는 작가 본인만의 관점을 통해 분쟁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 내부의 긴장, 특히 분쟁이 어떻게 정상화되고 일상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지를 그리고 이러한 분쟁이 사회심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다고 작가는 전하고 있다. 사진가 Ian F. Simpson은 나일 러디의 이 프로젝트를 이방인이 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우리 모두가 이방인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우리가 소속감을 느끼는 장소보다, 우리가 이방인이 되는 장소를 찾는 것이 더 쉽다. 또 누군가는 부산처럼 인구가 많은 도시보다 북아일랜드처럼 작은 지역주의 국가에서 이방인이 되는 것이 더 힘들다고 주장하기도 한다.”며 그의 작품에서 눈에 뛰는 것 중 하나로 흙빛의 풍요로움을 꿰뚫는, 비명을 지르는 듯 들쭉날쭉한 노란색의 존재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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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tatement

War is a profoundly destructive force with a shadow that is cast long into the future. The Korean War began in 1950 and divided the Korean peninsula, separating families and a people along physical and ideological lines. The war has never ended.

Through my unique perspective as an artist that grew up during the Northern Irish ‘Troubles’ and has now been living in South Korea for a decade, ‘He made a Fortress from his House’ explores the points of tension that arise in society as a result of conflict; primarily how conflict can become normalised and embedded into the everyday. The images act as both literal representation of the insidious nature of continuing conflict and metaphorical representation of the pervasive influence of conflict on the psychology of a society.

The project explores the idea of the ‘elephant in the room’, the concept of a ubiquitous and inescapable force that is overlooked or ignored in everyday life in order to maintain some level of normalcy and the idea that the psychology of repression can work on the scale of an entire society.

The images are divided into two types; landscape and street scenes. The landscapes show the effect of conflict on the topography of the country and are used as representations of the mind in which small details indicate the omnipresent nature of conflict on the psychological makeup of society. The street scenes show the normalisation of conflict and depict the idea of a citizenry as a standing army. This combination of images is intended to create a visceral experience of the reality of existence in a society dominated by the tragedies of the past.

Niall Ruddy



작업노트

제목 He made a Fortress from his House

 

전쟁은 미래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극심한 파괴력을 가진다. 1950년에 발발했던 한국전쟁은 한반도를 분열시켰고물리적이념적 노선을 따라 한민족을 분단시키고 이산가족을 발생시켰다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북아일랜드 분쟁이 벌어지던 시기에 성장하여 지난 10년간을 한국에서 보냈다. 'He made a Fortress from his House'는 내 고유의 관점을 통해 분쟁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내부의 긴장특히 이 분쟁이 어떻게 정상화되고 일상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이 프로젝트의 사진들은 지속되는 분쟁의 폐단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며동시에 이러한 분쟁이 사회심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는 방 안의 코끼리*’ 라는 개념을 탐구하는데이는 어느 정도의 정상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일상생활에서 간과되거나 무시되는 보편적이며 피할 수 없는 힘을 의미한다또한이 프로젝트는 억압의 심리가 어떻게 사회 전체의 규모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이 프로젝트는 두 가지 유형의 이미지즉 풍경사진과 거리 사진으로 나뉜다풍경 사진은 한국에서 있었던 분쟁이 한국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주며우리 마음의 작은 부분에 항상 분쟁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거리 사진은 분쟁이 일상이 되고 시민이 상비군이 된 상황을 묘사한다이러한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과거의 비극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존재의 현실에 대한 본능적인 경험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Niall Ruddy(나일 러디)


*(영어 숙어누구나 알면서도 언급을 꺼리는 문제대놓고 말하기 힘든 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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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Ian F. Simpson 


_I_ 


나는 종종 사진가가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는다. 이 질문에 대한 내 즉각적은 대답은, 특히나 지난 2년 동안은, “세분화되었다” 라는 것이다.  


나일 러디가 10년 넘게 살아온 한국의 부산처럼 정신없이 바쁜 도시에 누군가 살고 있다면, 이 경험은 필연적으로 개인이 사물을 보고 이해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는 한 도시를 촬영하는 것은 카타르시스가 아닌 무언가를 처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수많은 이미지들 속에서 살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약 원한다면,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침대를 벗어나기도 전에 수백개의 이미지를 볼 수도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세상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매우 세분화하거나 완전히 산산조각 내어 보게 된다.


나일 러디가 부산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처음 내게 보여주었을 때, 이 산산이 부서지고 조각난 모습이 바로 떠올랐다. 그가 사진을 촬영하는 방식에는 물질적 현실감이 있다.  작가의 탐구적이고 다큐멘터리 적인 작업의 대부분은 그 당시 작가 자신의 마음을 보여준다. 그의 사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설고 흥미로우며 때로는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풍경으로 우리를 데려가준다. 


사진속에 등장하는 행인들조차 나일 러디의 연작 사진에 다소 불안감을 조성한다. 관음은 작가의 사진작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의 전시회나 논문을 보면, 거의 항상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인물들이 있다. 이들은 한국의 풍경에 역사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CCTV를 통한 감시는 개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이 기록되지만, 카메라는 CCTV보다는 더 친절하고 그다지 거슬리지 않으므로, 보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눈에 덜 띈다.


_||_


나일 러디의 사진은 인위적이지 않으며 평범함 속에 절묘함이 있다. 또한 사려 깊고 정직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작가가 의도했든 아니든, 각각의 사진은 우리에게 작가가 인식한 삶에 대해 알려주며, 이는 언어를 초월하여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일 러디의 프로젝트 “He made a Fortress from his House”는 예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작가의 성장과정을 알면 이해가 된다. 1983년 북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작가는 동시대 수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분단과 분쟁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다. 그에게는 지금 여기에 집중해야 할 이유가 있다. 시각적 철학은 때때로 성가시고 모호하지만, 언제나 감정적인 내용을 내포한다. 


컬러 필름의 색감에 충실한 이 매혹적인 사실주의 사진들은, 작가가 부산에서 만난 평범한 사람들을 소재로 삼는다. 나는 이 사진들이 작가가 개인적 견해를 초월했음을 증명한다고 믿는다. 작가는 자기 자신의 견해를 포함한 모든 견해에서 자유롭다. 여기에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사진을 찍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이 담겨있다. 작가의 프로젝트는 한국 역사의 겹겹을 신선하고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풍경에 새겨진 흔적들과 함께 인류의 역사가 어떻게 이 나라에 은유적으로 그리고 말 그대로 땅에 붙어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나일 러디는 각이 진 브루탈리스트 방어 시설들을 통해 우리를 그의 풍경속으로 안내한다. 이 오래된 풍경에 분쟁과 여러 세대를 이어온 건축물들이 새겨져 있다. 


나는 작가가 그 곳에 머무르는 이유가 궁금했다. 작가는 한국에서의 삶을 관찰하기로 결심했다. 부산은 2세기 삼한시대에 세워진 도시로, 전 세계 많은 해안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이웃국가들과 통치권 및 토지의 실증적 ‘소유권’을 공유해왔다. 따라서 이 도시의 사라져가는 건축물에 대한 작가의 열정을 여러 세대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은 그리 놀랍지 않다.


몇 년간 작가의 작품을 봐오면서, 나는 작가가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것을 본다. 그는 특별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이것이 작가가 사진을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는 어떤 풍경을 기억에 남기기 위해 뭔가 명확한 행동을 하진 않지만, 우리는 그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가 받아들이는 도시의 풍경과 소리 중 언제 어느 것이 먼저 그의 카메라 렌즈에 맺힌 색 조각으로 나타날 것인지 궁금하다.


나는 보통 이런 종류의 작업에서 공포와 달콤함, 비극, 그리고 극적인 감각을 찾는다. 이런 종류의 작업이라 함은 지금 우리 사회가 어떤지, 또 얼마나 분열 되어있는지를 보여주는 사진 작업을 말한다. 나일 러디의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측면 중 하나는 이것이 우리 시대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다. 어떤 도시의 거리를 따라 걷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이 얼마나 고립되어 있고, 또 서로를 얼마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작가의 작업 중 많은 부분들이 미묘하지만 분명한 방식으로 사회와 문화에 관한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낀다. 


사진 속 인물들이 서로를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부분은 중요하다. 그 인물들은 같은 물리적 공간에 있지만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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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일 러디의 사진들을 통해 그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작가는 그의 사진들이 독자들의 내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곤 했는데, 나는 그가 어떻게 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의 사진들을 보다 보니, 내 궁금증은 작가가 사진을 촬영하기 전 지켜보았던 시간만큼 내가 그의 사진을 감상하지 않았던 것 때문에 생겼던 것이지, 그의 사진을 통해 경험, 광경, 소리, 그리고 냄새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누군가가 작품에 대한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게 필요한지, 또 이렇게 쓴 글이 작품을 읽는데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이 글을 쓰기 전, 나는 작가의 사진들을 보고 있었다. 그의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흙빛의 풍요로움을 꿰뚫는, 비명을 지르는 듯 들쭉날쭉한 노란색의 존재였다.  내 생각은 그의 맹렬한 작품의 선을 따라가서, 기쁨과 멜랑꼴리가 끊임없이 변화하며 서로를 전경으로 밀어내려는 곳에서 살아가는 감정을 헤아리게 된다. 작가의 작품 전반에는 유쾌하지만 때로는 압도적인 모티브가 있다. 이 모티브를 통해 우리는 고향에 관한 각자의 이상을 고려하고, 작가만이 알고 있었던, 그리고 이제는 작가를 통해 공유되는 세계를 볼 수 있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이방인이 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우리 모두가 이방인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우리가 소속감을 느끼는 장소보다, 우리가 이방인이 되는 장소를 찾는 것이 더 쉽다. 또 누군가는 부산처럼 인구가 많은 도시보다 북아일랜드처럼 작은 지역주의 국가에서 이방인이 되는 것이 더 힘들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독특한 색채를 지닌 나일 러디의 사진들을 보며, 적절하게도 필립 라킨의 시가 떠올랐다.


나무들이 잎을 내밀고 있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이.

새싹들이 긴장을 풀고 퍼져 나간다

그 푸르름에 어딘지 모를 슬픔이 묻어 있다.


나무들은 다시 태어나는데

우리는 늙기 때문일까? 아니다, 나무들도 죽는다.

해마다 새로워 보이는 비결은

나무의 나이테에 새겨져 있다. 


여전히 매년 오월이 오면 무성한 숲은

온 힘을 다해 쉼 없이 살랑거린다.

작년은 죽었다고 나무들은 말하는 듯하다

새롭게 시작하라고. 새롭게, 새롭게.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을 보면, 사람들이 자주 묻는 “이 작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일 러디의 답을 찾을 수 있다. 작가는 최선을 다해 이 질문을 피해왔지만, 나는 그가 진실된 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건물들, 이 사람들, 그리고 이 풍경 속 풍경들 모두 그가 삶을 새로 시작해야 했던 그 시점에 나왔다는 대답말이다.


March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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